2025.05.29(목) 16:16
| 삼기(三岐)와 삼치(三峙)의 유래에 관하여 양소지(시인, 소설가·삼기면 출신) |
| 2025년 05월 28일(수) 10:14 |
|
|
우리의 향토인 곡성(谷城), 그 이름의 유래와 의미는 무엇일까, 그 뜻을 굳이 풀자면 천연적으로 적의 침입을 막기 좋도록 큰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산세가 깊어서 적들이 함부로 침범을 못하는 자연적 요새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두메산골 땅에 우리 선조들은 섬진강변 들판에 둥지를 틀고 농사를 지으며 기거를 시작하였고 마침내 큰 마을을 이루어 곡성현(谷城縣)의 도읍지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곡성읍이 곡성 행정(行政)의 중심이라면 교통의 중심은 삼기면(三岐面)이라 할 수 있다.
전라남도의 행정 중심인 광주시를 벗어나 북동쪽으로 ‘문재’라는 큰 고개를 넘어 동진하면 옥과 땅에 이르고 옥과를 지나 다시 남으로 지나면 세 갈래 갈림길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세 갈래 길의 출발점이 되는 바로 삼기(三岐) 땅이다.
이렇게 해서 삼기는 예로부터 지리적으로 우리 곡성 땅의 교통 중심지가 되고 있었다. 여기 삼기 갈림길에서 오던 방향 왼쪽으로 나아가면 곡성읍과 구례로, 오른쪽으로 나아가면 석곡과 순천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큰 갈림길 노릇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 ‘삼기’를 순 우리말로 일컫는답시고 ‘시거리(세거리)’로 통용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곳 ‘삼기’땅에는 예로부터 유명한 세 고개가 있었다.
1. 그 첫째는 삼기에서 곡성읍내로 넘어가는 ‘괴치(槐峙)’이다. 요즘 사람들은 흔히 ‘괴티재’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이 언덕은 광주에서부터 출발하여 곡성, 남원, 구례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기도 했다.
자동차가 없던 시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서 넘다가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으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곳을 ‘괴치’라 이름지었을까, 전설에 의하면 이곳 언덕에 수령 수백짜리 아름드리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서 나그네의 땀을 식혀주는 고마운 쉼터였다고 전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느티나무 고개’를 의미하는 ‘괴치(槐峙)’라 지명을 정한 것인데, 사람들이 그냥 쉬운 입버릇으로 ‘괴티재’로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거대한 느티나무는 아마 고려시대 쯤에 인근 근반리 마을 사람들이 나그네를 위해 이곳 고갯길에 의도적으로 옮겨 심었으리라 추정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방 전에 이미 고사해버린 탓에 지금은 그 흔적조차 전혀 없으니, 참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2. 그 둘째는 삼기에서 석곡 순천 방향으로 2킬로쯤 올라가다 보면 경악과 근촌리 쪽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부릿재’로 부르고 있는 ‘불노치(不老峙)’이다.
예로부터 이 언덕을 넘어가는 사람은 늙지 않았음을 비유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이 불노치를 사람들이 알기 쉽게 ‘부릿재’로 발음하게 되니 어느새 그게 부르기에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이곳 삼기 땅은 높이에 상도(上道), 중도(中道), 하도(下道)로 나뉘었는데, 지금도 이곳 부릿재를 넘어 남쪽 경악리 근촌리 인근을 상도, 가운데 쪽 근반리 청계리 인근을 중도, 그리고 원등리를 중심으로 하도로 나누어 부르고 있다.
3. 그 셋째는 노치(老峙)라는 언덕길이 있다. 이곳 삼기면 국사봉 자락 수산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비탈길을 타고 오르면 석곡면 염곡리와 경계가 되는 고갯길인데, 이곳 또한 사람들은 부르기 좋게 ‘노재’로 쉽게 불리우고 있다.
염곡리 사람과 수산리 사람이 오가는 외길인 이곳에도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지난 60년대 후반까지 건재하고 있었다. 이 ‘노재’가 나그네의 땀을 식혀주는 쉼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60년대 말쯤 어느 날 벼락을 맞아 고사한 채로 장승처럼 서 있다가 70년대 초엔가, 어느 목공업자에게 뿌리째 뽑혀 팔려가버린 일화가 있다.
이 노치 고개 바로 밑에는 10여 호의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이곳을 ‘노치리(老峙里)’라 하였다. 60~70년대에 이곳 노치마을 아이들은 이 험난한 고갯길을 넘어 근촌리 부근 초등학교까지 걸어서 통학하여야만 했었다.
보릿고개 넘나들던 그 시절, 그 와중에도 교통은 한창 발전하던 시기였다. 전라도 행정의 중심지인 광주시와 각 지역과의 교통망이 활발했었다.
빨간 줄무늬의 ‘광주여객’, 파란 줄무늬의 ‘중앙여객’, 노란 줄무늬의 ‘금성여객’버스가 수시로 광주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이곳 삼기땅 삼거리를 지나 여수 순천 쪽으로, 더러는 괴칫재를 넘어 곡성 구례와 하동 쪽으로 오가며 주민들의 발품을 가볍게 하였다.
또 특이했던 것은 파란 줄 빨간 줄이 섞인 ‘대한여객’이란 버스가 있었는데, 이 버스는 하루 왕복 두 차례씩 이곳 삼거리를 지나며 남원, 곡성, 삼기, 순천을 연결해주는 주민의 이동수단이 되어주었다.
이와 같은 삼기 땅 세 갈림길에 관한 내력…, 6.25전쟁 직후로부터 벌어진 한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라서 지금 돌이켜 보면 새삼 가슴이 울렁거리고 우리들로 하여금 향수의 옛 그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쉽게 말하자면 산세가 깊어서 적들이 함부로 침범을 못하는 자연적 요새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두메산골 땅에 우리 선조들은 섬진강변 들판에 둥지를 틀고 농사를 지으며 기거를 시작하였고 마침내 큰 마을을 이루어 곡성현(谷城縣)의 도읍지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곡성읍이 곡성 행정(行政)의 중심이라면 교통의 중심은 삼기면(三岐面)이라 할 수 있다.
전라남도의 행정 중심인 광주시를 벗어나 북동쪽으로 ‘문재’라는 큰 고개를 넘어 동진하면 옥과 땅에 이르고 옥과를 지나 다시 남으로 지나면 세 갈래 갈림길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세 갈래 길의 출발점이 되는 바로 삼기(三岐) 땅이다.
이렇게 해서 삼기는 예로부터 지리적으로 우리 곡성 땅의 교통 중심지가 되고 있었다. 여기 삼기 갈림길에서 오던 방향 왼쪽으로 나아가면 곡성읍과 구례로, 오른쪽으로 나아가면 석곡과 순천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큰 갈림길 노릇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 ‘삼기’를 순 우리말로 일컫는답시고 ‘시거리(세거리)’로 통용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곳 ‘삼기’땅에는 예로부터 유명한 세 고개가 있었다.
1. 그 첫째는 삼기에서 곡성읍내로 넘어가는 ‘괴치(槐峙)’이다. 요즘 사람들은 흔히 ‘괴티재’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이 언덕은 광주에서부터 출발하여 곡성, 남원, 구례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기도 했다.
자동차가 없던 시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서 넘다가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으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곳을 ‘괴치’라 이름지었을까, 전설에 의하면 이곳 언덕에 수령 수백짜리 아름드리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서 나그네의 땀을 식혀주는 고마운 쉼터였다고 전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느티나무 고개’를 의미하는 ‘괴치(槐峙)’라 지명을 정한 것인데, 사람들이 그냥 쉬운 입버릇으로 ‘괴티재’로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거대한 느티나무는 아마 고려시대 쯤에 인근 근반리 마을 사람들이 나그네를 위해 이곳 고갯길에 의도적으로 옮겨 심었으리라 추정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방 전에 이미 고사해버린 탓에 지금은 그 흔적조차 전혀 없으니, 참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2. 그 둘째는 삼기에서 석곡 순천 방향으로 2킬로쯤 올라가다 보면 경악과 근촌리 쪽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부릿재’로 부르고 있는 ‘불노치(不老峙)’이다.
예로부터 이 언덕을 넘어가는 사람은 늙지 않았음을 비유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이 불노치를 사람들이 알기 쉽게 ‘부릿재’로 발음하게 되니 어느새 그게 부르기에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이곳 삼기 땅은 높이에 상도(上道), 중도(中道), 하도(下道)로 나뉘었는데, 지금도 이곳 부릿재를 넘어 남쪽 경악리 근촌리 인근을 상도, 가운데 쪽 근반리 청계리 인근을 중도, 그리고 원등리를 중심으로 하도로 나누어 부르고 있다.
3. 그 셋째는 노치(老峙)라는 언덕길이 있다. 이곳 삼기면 국사봉 자락 수산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비탈길을 타고 오르면 석곡면 염곡리와 경계가 되는 고갯길인데, 이곳 또한 사람들은 부르기 좋게 ‘노재’로 쉽게 불리우고 있다.
염곡리 사람과 수산리 사람이 오가는 외길인 이곳에도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지난 60년대 후반까지 건재하고 있었다. 이 ‘노재’가 나그네의 땀을 식혀주는 쉼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60년대 말쯤 어느 날 벼락을 맞아 고사한 채로 장승처럼 서 있다가 70년대 초엔가, 어느 목공업자에게 뿌리째 뽑혀 팔려가버린 일화가 있다.
이 노치 고개 바로 밑에는 10여 호의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이곳을 ‘노치리(老峙里)’라 하였다. 60~70년대에 이곳 노치마을 아이들은 이 험난한 고갯길을 넘어 근촌리 부근 초등학교까지 걸어서 통학하여야만 했었다.
보릿고개 넘나들던 그 시절, 그 와중에도 교통은 한창 발전하던 시기였다. 전라도 행정의 중심지인 광주시와 각 지역과의 교통망이 활발했었다.
빨간 줄무늬의 ‘광주여객’, 파란 줄무늬의 ‘중앙여객’, 노란 줄무늬의 ‘금성여객’버스가 수시로 광주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이곳 삼기땅 삼거리를 지나 여수 순천 쪽으로, 더러는 괴칫재를 넘어 곡성 구례와 하동 쪽으로 오가며 주민들의 발품을 가볍게 하였다.
또 특이했던 것은 파란 줄 빨간 줄이 섞인 ‘대한여객’이란 버스가 있었는데, 이 버스는 하루 왕복 두 차례씩 이곳 삼거리를 지나며 남원, 곡성, 삼기, 순천을 연결해주는 주민의 이동수단이 되어주었다.
이와 같은 삼기 땅 세 갈림길에 관한 내력…, 6.25전쟁 직후로부터 벌어진 한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라서 지금 돌이켜 보면 새삼 가슴이 울렁거리고 우리들로 하여금 향수의 옛 그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